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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김승련의 현장칼럼]폭염에도 그늘 찾지 않는 이유

2018-07-20 4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서울 한복판 을지로에 있는 일곱 평 남짓한 주물공장입니다.<br><br>폭염이 기승을 부린 한낮에도 '섭씨 800도’ 쇳물 열기와 싸우는 주물공장 사람들이 있습니다.<br><br>[김학률/주물공장 장인]<br>용광로가 한참 달궈질 때보면 빨간 불이 아니라 파란 불이 쫘아아아~~~악 올라와요 . 최고의 정점에 달아오르는데. 그 정점에 내가 들어가서 확인을 해야 해요. <br><br>양팔에 남은 화상 자국은 40년 주물 장인에겐 인생의 흔적입니다.<br><br>[김학률/주물공장 장인]<br>상반신 45%가 화상이에요.용광로가 저 높이니까 이렇게 튀는 거예요. 하반신은 괜찮은데...<br><br>쇳물의 열기가 삶의 일부가 된 이 주물공은 에어컨 바람조차 번거롭다고 참으로 무심하게 말합니다.<br><br>[김선규/ 주물공장 장인]<br>에어컨 바람 쐬면 감기 걸려요. 여기 있었는데 에어컨이 안 좋아요. 떼어버리고 선풍기 놨어요. <br> <br>이분들이라고 더위가 달갑겠습니까.<br><br>하지만 '더위 지옥'에서도 일에 몰두할 뿐 '그늘'을 찾지 않더군요.<br><br>1994년을 넘어서는 기록적인 무더위를 맞은 올 여름 이쯤되면 폭염 재난이라는 말이 가능하겠습니다.<br><br>이미 무더위 환자가 800명에 육박했고, 30대 남성이 보도블럭 작업 도중 숨지기까지 했습니다.<br><br>10년간 폭염으로 숨진 사람은 293명에 이릅니다. 과연, 노인과 아이들, 힘없는 이들에게 유독 자주 벌어지는 폭염 사고라는 것이 각자 알아서 피해야 하는 개인의 불운인걸까요?<br> <br>선진국은 이미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이제야 국가가 나서도록 하는 법 제정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.<br><br>우리를 습격한 불볕더위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다행입니다.<br><br>그럼에도 아쉬움은 남습니다.<br><br>폭염 속에 그늘로 피하지 않고 맡은 일에 빠져들었던 주물공장 사람들, 이들의 소리없는 의지가 법제화를 미뤄오던 공직사회에서 진작 보였더라면 어땠을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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